16회 전국청소년논술토론한마당 예선한마당 심사평입니다.
예선에 참여한 청소년들과 본선한마당에 진출한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6회 전국청소년논술토론한마당은 ‘청소년, 행복을 말하다’라는 논제로 청소년들의 논술문을 제출받았다. 예년에 비해 참가 인원은 다소 줄었지만 전반적으로 글의 수준 차이가 크지 않고 무난한 수준의 논술문들이 많았다.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객관화 된 지표를 근거로 하여 자신의 생각을 펼쳐나가기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인용과 함께 다양한 글의 형식을 빌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간 글들이 있어서 좋았다.

 

  참가자들의 글 곳곳에는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청소년이 느끼는 어려움과 우리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는 절박함이 묻어났고, 행복하지 않은 학교 안에서 행복을 찾고자 나름의 노력을 하는 모습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개인’에게서 찾을 것인지, ‘국가’ 또는 ‘사회’에서 찾을 것인지 의견이 명확하게 갈려 흥미로웠고, 몇몇 학생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과 관련한 진솔하고 참신한 생각을 펼쳐 보여 본선 한마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쉬운 점은 필독서의 내용을 상당 부분 인용하면서 논리 전개 및 결론마저 유사한 글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제시한 필독서를 성의 있게 읽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몇몇 글들은 행복에 대한 정의, 행복의 가치, 행복의 기준조차 사전적인 정의에 머물러서 행복마저도 주입되고 획일화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씁쓸함을 안겨주었다.

 

  마지막으로 한편의 논술문과 2박 3일의 토론으로 모든 행복을 논할 수는 없겠지만, 그 속에서 참가자들이 행복의 순간들을 기억해내고 행복을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한두 사람에게서 시작된 변화가 덴마크 사회를 바꾸었듯이 우리 참가자들에게서 시작된 변화는 우리 사회의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